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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스코 챔피언십 가장 욕심 나는 대회"…13년째 출전하는 박세리

누구나 '연못 세리머니'를 꿈꾸지만 올해 대회를 맞는 박세리(사진)의 각오는 남다르다. 1998년 LPGA 무대에 데뷔한 박세리는 나비스코 챔피언십에 13년째 출전한다. LPGA 챔피언십(1998년 2002년 2006년)과 US여자오픈(1998년) 우승에 이어 2001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제패한 그는 그랜드 슬램을 위해 지난해까지 9년간 대기록의 문을 두드려왔다. 여자골프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선수는 팻 브래들리 줄리 잉스터 아니카 소렌스탐 루이스 석스 카리 웹 미키 라이트 등 6명이다. 박세리는 2007년 나비스코 대회에서 최종 라운드 전반까지 3타 차 선두로 질주하다 후반 5타를 잃고 공동 10위로 마친 기억이 프로 인생에서 가장 아픈 순간이라고 밝혔다. "이번 만큼은 그 때처럼 실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음은 일문일답.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다시 도전하는데 각오는? "솔직히 마음을 비우고 치지는 못할 것 같다. 당연히 가장 욕심이 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이 코스에서는 장타보다는 정확성이 중요하다. 페어웨이가 좁고 하드 러프로 이뤄져 있어 한 번 러프에 빠지면 금방 위기에 몰린다. 때문에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꾸준한 플레이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 또 메이저 대회에서는 실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도 가능했는데 여기서 우승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겁 없었을 때가 좋았다. 사실 카리 웹의 최연소 그랜드 슬램 기록을 깨고 싶었다. 그랜드 슬램이 결코 쉬운 게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그동안 이 대회서 몇 차례 절호의 우승 찬스를 놓쳤는데. "2007년이 가장 아쉬웠다. 당시 마지막 라운드 4개홀서 거푸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우승을 날렸다. 수잔 페터슨이 정말로 엄청난 늑장 플레이를 하면서 리듬이 완전히 깨졌다. 원래 늑장 플레이로 유명했는데 그 정도인 지는 몰랐다. 우승하고도 항상 아쉬움이 남는 게 골프인데 그 때 대회는 지금도 머리 속에서 맴돈다." -코스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여기는 13 14 15번 홀 등 후반 9홀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한인 팬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했음 하는 바람이다." 랜초 미라지=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2011-03-30

[현장메모] "한국문화 원더풀"…한국어 배우는 마리아호 우리베

"한국선수와 한국말로 말하고 싶어요." LPGA투어의 마리아호 우리베(21.콜롬비아)는 열렬한 한류팬이다. LPGA투어 사무국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요청했을 정도다. 우리베는 지난 주부터 LPGA의 도움으로 일주일에 4시간 씩 한국말을 공부하고 있다. 그녀가 기자에게 보인 한국어 교재 첫장에는 자모음 조합이 있었다. 다음 페이지에는 단어와 발음 기호들이 적혀 있었다. "나는 목이 말라요" "배가 고파요" 등이 첫 강의 때 배운 표현이란다. 15세 때 미국으로 건너온 우리베는 골프 아카데미를 통해 많은 한국선수들과 친해졌다. 그녀는 "일찌감치 한국 문화를 접하게 됐고 히스패닉인 우리와 정서가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09년 UCLA에 입학해서는 기숙사 룸메이트가 같은 골프팀의 한국 선수로 당시 유행하던 드라마는 영어 캡션을 보며 하나도 빼놓지 않았다고. 한국 드라마에 대해 "가난한 여자가 부자 남자와 사랑을 나누는 뻔한 스토리가 좀 많은 것 같다"며 웃었다. 또 한인타운에서 불고기 갈비 김치 등을 즐겨 먹는 등 한국 문화에 흠뻑 젖었다. 지난해부터 LPGA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베는 골프 아카데미를 함께 다녔던 김인경 김송희 박희영과 절친하다. 가장 존경하는 골퍼가 박세리라는 우리베는 "한국선수와 한국말로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될 때까지 계속 공부할 생각"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랜초 미라지=원용석 기자

2011-03-30

태극낭자들 7년의 기다림…"나비스코 연못은 내 것"

중앙일보가 아시안 미디어로는 유일하게 공식후원하는 LPGA투어 2011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이 31일 드디어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올 시즌 들어 4개 대회서 모두 우승을 놓친 태극낭자들에게는 시즌 마수걸이 우승 도전이기도 하다. 대회장은 캘리포니아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 클럽(파72ㆍ6702야드). 1972년에 창설돼 1983년부터 메이저 대회로 격상된 나비스코 대회는 올해로 40회째를 맞이 우승 선수가 18번 홀 연못에 뛰어드는 전통 우승 세리머니로 유명하다. 세계 무대를 주름 잡는 LPGA 한인 선수들이지만 연못에 빠져본 선수는 2004년 박지은 한 명 뿐이다. 지난해에는 "아이스크림을 생각하며 골프를 쳐 잘 풀렸다"는 김송희가 3위 '지존' 신지애가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2009년에는 김초롱이 7위 강지민은 공동 8위에 그쳤다.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청야니(대만) '백투백(Back to back)' 우승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카리 웹(호주) 기아 클래식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기록한 신지애 샷 정확성이 높은 최나연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라는 중압감과 좁은 페어웨이와 하드 러프가 많기로 유명한 코스의 특성상 깜짝 스타 탄생도 배제할 수 없다. 1라운드에서는 신지애가 8시12분에 10번 홀에서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도전하는 박세리가 오전 8시44분 최나연이 오후1시2분 미셸 위가 1시26분에 각각 티오프한다. 한편 기아 클래식을 제패하며 흥행카드로 떠오른 '미녀 골퍼' 샌드라 갈(독일)은 오전 8시4분부터 청야니와 샷대결을 벌인다. 랜초 미라지=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2011-03-30

청야니 '챔피언 레이크'에 '풍덩'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올해도 한인낭자에게 왕좌를 내주지 않았다. 김송희(21)가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중앙일보ㆍ중앙방송ㆍ조인스 아메리카 공동후원)에서 단독 3위로 마감하며 생애 첫 승을 또 연기했다. 그의 절친한 대만 출신의 동갑내기 친구 청야니가 '챔피언 레이크'에 뛰어드는 영광을 안았다. 김송희는 4일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CC 다이나쇼어 토너먼트코스(파72ㆍ667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고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3위에 올랐다. 생애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청야니에 4타 뒤졌다. 청야니는 선두였던 카렌 스터플스(37ㆍ잉글랜드)가 무너지는 틈을 타 나란히 공동 2위에서 시작한 수잔 피터슨(29ㆍ노르웨이)의 추격을 딛고 시즌 첫 승을 올렸다. 2004년 US여자 아마추어 퍼블링링크스 결승서 미셸 위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모았던 청야니는 2008년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린 데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인선수로는 이 대회서 유일하게 우승(2004년)을 거뒀던 박지은(31)은 2언더파 공동 10위로 부활 희망을 봤다. 김송희는 생애 첫 승을 메이저 무대에서 올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특히 본인 스스로 인정했 듯 주말 라운드서 주춤하는 고질적인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김송희의 실력이 정상급이라는 데는 이견을 두는 이가 없다. 지난해 103만2031 달러를 벌어들여 상금랭킹 11위에 올랐는 데 우승하지 못한 선수 가운데 최고랭킹이다. 김송희는 2007년 LPGA 데뷔 당시 가장 주목받는 기대주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김송희는 LPGA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라는 예상과 달리 컷오프되기 일쑤였고 1년 내내 톱20에 들지 못해 다시 퀄리파잉 스쿨을 치러야 했다. 김송희가 적응하기 시작한 건 조건부 선수로 출발한 2008년. 그가 벌어들인 총상금이 전년대비 10배 이상 뛰며 1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지난 2년 동안 벌어들인 수익만 200만 달러가 넘는다. 청야니에게 뜨거운 포옹으로 우승을 축하한 김송희는 "다음에는 내가 똑같이 야니에게 축하를 받을 것"이라며 우승 욕심을 드러냈다. 랜초 미라지=원용석 기자

2010-04-04

"필드에서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을 떠올려요"

"골프칠 때 무슨 생각하냐구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2라운드까지 선두를 지켰던 김송희(사진)가 주말에 주춤 아쉽게 생애 첫승을 놓쳤다. 그래도 메이저 대회에서 생애 최고성적을 거둬 올 시즌 활약을 기대케 하고 있다. 21세에 불과하지만 벌써 LPGA 4년차에 접어든 김송희는 이번 대회 선전 원동력을 묻자 엉뚱하게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이라고 대답했다. 지난해 나비스코 대회 우승자인 브리터니 린시컴이 홀 사이에 컨트리송을 혼자서 흥얼거리며 불렀던 것처럼 김송희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을 통해 '긍정의 힘'을 얻는다는 것. "대회에 나올 때 기분이 좋아지는 생각을 하려해요. 기쁜 생각을 해야 골프도 잘칠 수 있잖아요"라고 말한다. 골프에 있어 '멘탈'이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하다는 걸 깨달은 김송희는 지난해부터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기간에도 심리치료사인 피아 닐슨과 매일 통화를 하며 도움을 받았다고. 아무래도 그가 '골프할 때 좋아하는 걸 머리 속에 떠올리라'고 충고했던 것 같다. 덕분에 김송희는 같은 조에 속했던 로레나 오초아 카리 웹 등 LPGA 거성들 사이에서 전혀 기죽지 않고 이들보다 더 좋은 스코어를 올리며 선전했다. 하지만 김송희는 체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난 어떤 대회든 2라운드까지는 아주 잘하지만 이후 체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체력이 집중력과도 연결된다는 걸 몸소 느꼈다. 이 점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랜초 미라지=원용석 기자

2010-04-04

LPGA 커미셔너 마이클 완 인터뷰 "한인 선수들로 인해 투어 수준 높아졌다"

"이제 LPGA 투어는 더 이상 미국만의 골프무대가 아닌 세계의 골프무대입니다." 지난 1월4일 LPGA투어 커미셔너로 취임한 마이클 완(사진). 겉모습만 보면 커미셔너 보다는 일반 직원과 같은 인상을 풍긴다. 말도 빠르고 목소리에선 열정이 느껴졌다. 완 커미셔너는 1일 본지와 인터뷰서 "내 옷차림이나 말투 때문에 나를 '커미셔너 비서'라고 착각한 사람도 많다. 난 괜히 폼 잡는 것보다 편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LPGA투어의 미래에 대해 그는 "난 LPGA투어는 올림픽과 같다고 본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서 경쟁하는 무대"라며 "현재 불경기로 인해 LPGA투어만 타격을 받은 것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과거 어떤 때보다도 더욱 많은 인기를 끌어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또 전 커미셔너였던 캐롤린 비빈스처럼 선수들에게 영어를 강요하거나 외국 선수라는 점 때문에 불이익을 주는 일 또는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영어시험 논란에 대해 "그건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면서 "그런 발상 자체가 엄연한 차별행위"라고 말했다. 완은 "현재는 미셸 위가 가장 뜨거운 스타지만 내가 LPGA투어를 이끄는 동안 전세계에서 계속 최고의 여자골퍼들이 올 것이고 이 가운데서 또 다른 수퍼스타가 곧 탄생할 것을 믿어의심치 않는다"면서 "한국선수들이 많이 출전하며 LPGA 골프 수준이 격상됐고 또 LPGA를 세계화시키는 데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랜초미라지=원용석 기자

2010-04-02

부상 털어낸 '나비스코 여왕' 박지은···스윙 바꾸고 중상위권 도약, 부활 조짐

한인낭자 가운데 유일하게 LPGA투어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던 박지은(31).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최종 18번홀에서 6피트 버디퍼트를 떨구며 캐디와 손잡고 연못에 뛰어 들었던 게 벌써 6년 전 일이다. 당시 박지은은 첫 메이저 우승 포함 2승을 거두며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다수의 골프 전문가들은 '원조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의 아성을 무너트리고 새로운 '여제'로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도 서슴치 않았다. 그 해 LPGA투어 사상 4번째로 평균 60대 타수를 기록한 선수가 되는 등 전성시대를 활짝 열어제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녀의 LPGA 우승횟수는 6년째 6승에서 올라가질 않고 있다. 고질적인 허리부상으로 인해 겉잡을 수 없이 추락했기 때문. '부상을 달고 산다'는 비아냥도 들어야 했다. 어이없는 부상도 겹쳤다. 2005년 프로앰 대회서 퍼팅을 성공시킨 뒤 상대 파트너와 하이파이브를 하다 가 어깨부상을 당했다. 결국 데뷔 후 처음으로 상금랭킹 30위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해에는 나비스코 대회에서 컷 통과에 실패한 뒤 시즌을 접었고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던 박지은이지만 이제 비로소 기나긴 슬럼프에서 빠져나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단 잃었던 장타를 되찾았다. 지난 1일 개막한 나비스코 챔피언십 1라운드서는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 278야드를 마크 전성기를 방불케 했다. 이 부문 '톱5'에 들었다. LPGA의 대표적인 장타자 브리터니 린시컴과 불과 1야드 차이였다. 성적도 좋다. 1라운드 1언더파 2라운드 2오버파를 묶어 중간합계 1오버파 공동 23위로 중상위권을 지켰다. 박지은은 일단 두 라운드 성적에 만족하고 있다. 특히 "트레이너의 훈련이 허리에 크게 도움이 됐고 드디어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은은 개인 트레이너 고희선씨를 2007년부터 고용 현재 애리조나주 스카츠데일 집에 머물며 마사지와 얼음찜질부터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중앙대학교 체대를 졸업 교수 추천으로 박지은을 돕게됐다는 고 씨는 박지은에 대해 "이제는 언니 동생처럼 친해졌다"며 "언니는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고 씨는 "지은 언니가 올해에는 욕심을 내서 우승을 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은은 장비와 코치도 과거로 회귀했다. 자신의 90년대 활약상을 담은 비디오를 보면서 스윙을 예전처럼 되돌리는 데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나이키와 스폰서 계약이 끝나 나이키 클럽을 쓰지 않고 원래 몸에 잘 맞던 '핑'으로 교체했다. 퍼터도 7년 전에 사용했던 것이라고 한다. 스윙 코치 역시 90년대에 함께 했던 마이크 러버브를 다시 기용 오리지널 폼을 완성시키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박지은은 "그동안 허리 때문에 스윙을 바꿨는데 바꿔도 허리에 이상이 오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젠 아프더라도 내 스윙을 하기로 결심했다"면서 트레이너 동생을 향해 "그러니까 오늘도 마사지 잘해달란 말야"라고 장난스럽게 부탁했다. 한편 이날 2라운드에서는 김송희가 4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7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 1위에 나서며 LPGA 생애 첫 승 가능성을 높였다. 랜초 미라지=원용석 기자

2010-04-02

"갈비 좋아요, 너무 맛있어요" LPGA 선수들 나비스코 한식요리에 탄성

"갈비 베리 굿~." LPGA 투어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개막한 1일. 클럽하우스 선수식당에서 '지글지글' 갈비 익는 향이 흘러나왔다. 1라운드를 이미 마쳤거나 오후에 티오프할 선수들이 '와글와글' 모여 들어 갈비를 먹고 있었다. 크리스티 커 캐리 웹 디펜딩 챔피언 브리터니 린시컴 크리스티 맥피어슨 등 LPGA 스타들이 갈비와 밥을 먹는 모습을 보니 '여자골프에서는 이미 한식이 세계화가 됐구나' 싶었다. LPGA 최고의 무대에서 한식이 나왔다는 점에 한인 선수들도 뿌듯해 하는 모습이었다. 한희원은 "선수식당에 이렇게 한국음식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희원 옆에 앉아 있던 맥피어슨에게 '맛이 어떻냐'고 물으니 엄지를 치켜 세우며 미소로 화답했다. 클럽하우스의 메인 셰프도 한인이 아닌 미국인 마크 시킨버거였다. 시킨버거는 "이 인근 카지노 식당에서 일 할을 때 아시안 음식을 담당했던 한인 셰프 헨리 홍에게 갈비 만드는 법을 배웠다. 한국 본토 갈비와 최대한 비슷하게 맛을 내려고 애를 많이 썼다"며 "다행히 한인 선수들이 오리지널 맛과 똑같다고 얘기해 기분이 좋았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미국 선수 유럽 선수 할 것 없이 다 오늘 메뉴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하더라"라며 흡족해 했다. '메뉴를 왜 갑자기 한식으로 정했냐'고 묻자 그는 "물론 LPGA투어에 한국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많은 선수들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을 원칙으로 한다. 이젠 미국 선수들보다도 한국 선수가 훨씬 많지 않냐"며 웃었다. 시킨버거도 평소 한식을 즐기는 매니아다. 셰프답게 알만한 한식은 다 먹어봤다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갈비와 김치가 으뜸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왜 김치가 없나'라고 묻자 "갈비는 모든 사람들이 다 즐길 수 있는 음식이라고 판단했지만 김치는 다소 모험"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선수와 선수 친지 포함 약 400명이 총 150파운드의 갈비를 먹어 치웠다. 이날 오후 5시까지 갈비가 계속 제공될 예정이었지만 두 시간 전에 동이 났다. 시킨버거는 "반응이 좋으니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다른 한식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란초 미라지=원용석 기자

2010-04-01

미셸 위, 린시컴 어설픈 조언에 306야드 드라이브 샷으로 응수

"워터해저드에서 채 내려 놓으면 안되는 거. 그거 골퍼로서 알아야 할 상식이죠."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디펜딩챔피언 브리터니 린시컴(사진 아래)이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미셸 위가 지난 기아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워터해저드 규칙을 어겨 2벌타를 받은 것을 두고 내뱉은 말이다. 린시컴은 조언도 곁들였다. "골프 룰은 헛갈린 게 많다. 조금이라도 잘 모르겠다 싶으면 난 무조건 경기위원을 불러 페널티에 대해 상세히 물어본다"고 덧붙였다. LPGA에서 최고의 장타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린시컴은 평소에도 자신의 생각을 소신있게 밝히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미셸 위가 자신과 함께 다음날 한 조에 페어링됐음에도 이런 거침없는 발언을 해 그녀의 대담함이 다소 놀랍기도 했다. 미셸 위도 린시컴의 발언을 안들었을 리 만무. 그래서인 지 둘은 1일 티오프하기 전부터 서로 얼굴도 한 번 쳐다보지 않는 등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했다. 성적은 린시컴이 앞섰지만 자존심을 건 장타전쟁에서는 미셸 위의 압승이었다. 린시컴은 한 때 4언더파까지 치고 나갔지만 백 나인에서 고전하며 2언더파 70타 공동 10위로 마감했다. 장타왕답게 평균 비거리는 279야드. 그러나 미셸 위는 무려 평균 306야드를 폭발시키는 파워를 자랑했다. 멀리 치면서도 정확했다. 페어웨이 14개 중 12개를 명중시켰고 18개 그린 가운데 14개를 적중시켰다. 미셸 위는 선두 수잔 피터슨에 4타 뒤진 공동 14위. 타수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퍼터를 33번이나 이용했다. 미셸 위는 "2라운드부터는 퍼트가 좀 들어가줬음 좋겠다"며 "장타에 대한 효과를 보지 못한 게 아쉽다. 특히 파5 짧은 파4에서 버디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셸 위는 파행진만 벌이다 11번홀에서 유일한 버디를 잡았다. 란초미라지=원용석 기자

2010-04-01

민나온·김송희 공동 3위 출발…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1R

민나온과 김송희(사진)가 중앙일보와 중앙방송이 후원하는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첫날 나란히 공동 3위에 올랐다. 민나온과 김송희는 1일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파72ㆍ6702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캐리 웹 비키 허스트 등 7명과 함께 공동 3위에 자리했다. 민나온은 5버디 2보기 김송희는 4버디 1보기를 각각 기록했다. 1위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낸 수잔 피터슨(노르웨이)이 차지했고 모처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6버디 2보기로 4타를 줄이며 단독 2위로 나섰다. 한인 선수들 중 '톱10'에 든 선수는 민나온과 김송희 두 명 뿐이다. 민나온은 지난 달 28일 끝난 기아 클래식에서도 첫날 단독 1위로 나서며 생애 첫승 가능성을 보였지만 뒷심 부족으로 아쉽게 공동 17위로 마쳤다. 민나온은 지난 2007년에도 메이저대회인 LPGA 맥도널드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를 기록한 바 있어 큰 대회에서 '사고를 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걸게 한다. 또 기아클래식에서 10위를 기록했던 김송희도 올시즌 3번의 경기 출전에서 모두 '톱10(6-3-10위)'에 들 정도로 컨디션이 좋아 LPGA 데뷔 첫승을 바라볼 만 하다. 한편 기아클래식 우승으로 관심을 끈 서희경은 신지애와 함께 이븐파 공동 23위로 출발했다. 미셸 위는 보기는 없었지만 버디 1개에 그치며 1언더파 공동 14위에 자리했다. 란초 미라지=원용석 기자

2010-04-01

나비스코 출전 인터뷰…미셸 위 & 서희경

미셸위 "기아클래식 아쉬움, 나비스코에서 씻겠다" 지난 주 기아 클래식 마지막 라운드에서 2벌타를 받아 약 9만 달러를 손해봤던 미셸 위가 각오를 새로 다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겠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대회에 앞서 31일 프로앰을 마친 미셸 위를 만났다. -대회장 근처에 집이 있다고 들었는데. "팜 데저트의 빅혼 골프클럽에 집이 있다. 이 근처에서 연습을 많이 한다." -기아 클래식에서 톱10에 들었는데. "기아 J골프 등 두개의 훌륭한 기업이 주관한 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둬 기뻤다. 특히 팬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 -기아 클래식 최종 라운드 얘기를 하고 싶다. 워터해저드에서 2벌타를 받았던 상황을 얘기해달라. "4라운드 내내 잘 쳤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은 코스였다. 아쉬운 게 남아 이번 대회에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흥분된다. 빨리 경기가 시작됐음 좋겠다." -나비스코에서의 추억이 있다면. "18번홀을 걸어갈 때 항상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갤러리들이 가장 열띤 응원을 하는 홀이다. 특히 그동안 우승했던 멤버들의 이름을 모두 볼 수 있어 전통있는 대회라는 느낌을 준다. 13살 때 아니카 소렌스탐과 챔프조에서 경기했던 게 인상깊다. 이번에 최선을 다해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싶다." -지난해 드디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메이저에서 우승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내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 압박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나도 내 자신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즐기면서 골프해야 된다는 것도 내 자신에게 계속 되새기고 있다." -지난 학기 학점은 어땠나. "모두 A와 B를 받았다. B받은 과목은 솔직히 B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다(웃음)" '선물도 받고 골프 우상도 만나고'…서희경 "내친 김에 2연승 할래요" 초청선수로 기아 클래식에서 우승을 거두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위상을 드높인 서희경(23.사진)이 지난 31일 LPGA 투어로부터 커다란 선물을 받았다. 지난해 한국 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서희경은 이날 미디어 텐트에서 LPGA 관계자로부터 라 코스타리조트&스파 5년짜리 회원권을 전달받았다. 라 코스타 리조트는 지난 주 서희경이 우승한 기아 클래식이 열렸던 장소. 라 코스타리조트 회원권은 한때 9만 달러에 달했지만 최근 경기한파로 판매량이 없자 30년짜리 회원권을 3만 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월 회비는 600달러. 서희경은 앞으로 5년 동안 라코스타 리조트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서희경은 "사전에 선물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 너무 놀랍고 기쁘다"며 웃었다. 이어 "시즌 중에는 힘들겠지만 동계훈련 때는 이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내친김에 LPGA 2연승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서희경은 "지난해에는 컷 통과를 못했다. 당시 2라운드에서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경기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며 "이젠 경험도 있고 앞선 대회서도 우승을 해 이번엔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LPGA는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후원사인 미라수 와인의 행사에서 서희경과 줄리 잉스터를 만나게 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잉스터는 서희경을 포옹하며 "나를 가장 존경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기아 클래식에서 서희경은 위대한 플레이를 했고 나를 존경한다니 자랑스럽다"고 했다. 서희경은 "줄리는 엄마 나이와 같지만 항상 행복한 표정으로 경기하고 가정과 일 두 분야에서 모두 성공한 나의 롤모델"이라고 했다. 잉스터의 친구이자 솔하임컵 주장 로지 존스는 "거의 실수가 없는 스윙머신 같은 서희경을 솔하임컵 미국팀에 데려오고 싶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란초 미라지=원용석 기자

2010-03-31

'골프 여왕' 박세리의 꿈과 사랑이야기 "나비스코만 잡으면 그랜드슬램인데"

중앙일보와 중앙방송ㆍ조인스 아메리카가 3사 공동으로 후원하는 LPGA투어 제39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ㆍ우승상금 30만 달러)'이 1일부터 4일간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에는 최고의 스타 미셸 위 '지존' 신지애 또 지난주 기아 클래식에서 우승한 서희경 등 정상급 골퍼들이 남가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ㆍ6702야드)에서 열띤 샷 경쟁을 벌인다. 가장 큰 관심사는 '골프여왕' 박세리(32)의 한인 첫 그랜드 슬램 달성 여부.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31일 팜데저트의 빅혼 컨트리클럽에 위치한 박세리 집에 초대를 받았다. 2천 스퀘어 피트에 3베드룸 수영장까지 포함된 화려한 집이었다. 2005년 삼성월드챔피언십 초대 대회에 출전하면서 주변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집을 구입했다고 한다. 바로 전 주인은 지금은 은퇴한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 나비스코 챔피언십은 박세리에게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있는 대회다. 박세리는 LPGA 챔피언십(3회 우승) US 여자오픈(1회 우승) 브리티시 여자오픈(1회)을 모두 제패했지만 유독 나비스코 챔피언십과는 인연이 없었다. "내 손안에 열쇠가 있다는 느낌은 계속 들어요. 하지만 열어도 열어도 자물쇠가 계속 나오는 느낌이에요"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박세리는 2007년에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있었다. 당시 4라운드를 4언더파 선두로 출발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15번홀부터 내리 4개홀 연속 보기를 범하며 무너져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박세리는 "당시 챔프조에서 함께 쳤던 수잔 피터슨이 워낙 슬로 플레이어라 내 리듬이 끊어지고 말았어요. 솔직히 수잔한테 짜증이 많이 났죠"라며 "내 인생에서 가장 긴 라운드였어요"라고 회상했다. 실수했던 홀들을 생생히 기억하는 걸 보니 그만큼 가슴이 아팠던 모양이다. 당시 라운드를 마친 뒤 박세리의 눈에 눈물이 고여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에 앞서 박세리는 2001년에도 3라운드까지 선두권을 유지했지만 끝내 우승하지 못했다. "그동안 억지로 연못에 빠지는 꿈을 꾸려고도 했어요"라고 말한 데서 그녀가 얼마나 나비스코 대회 우승을 원하는 지를 알 수 있었다. 나비스코 대회는 박세리 뿐 아니라 한인낭자들 모두에게 어려운 코스로 악명이 높다. 그동안 한인선수들이 많은 우승을 했지만 나비스코를 정복한 선수는 2004년 박지은 한 명 뿐이다. 그러나 박세리도 이젠 많이 성숙해졌다. 우승에 너무 연연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한 번이라도 우승을 했다는 건 골퍼로서 최고의 삶이자 큰 복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샘 스니드도 PGA투어 사상 최다인 82승을 거뒀지만 US오픈에서는 우승을 하지 못했잖아요. 또 탐 왓슨도 메이저 대회에서 8승을 올렸지만 PGA 챔피언십에서는 우승을 하지 못했고요. LPGA의 수퍼스타인 낸시 로페즈도 LPGA 챔피언십 이외에는 메이저 우승이 없죠”라면서. 이어 “그동안 또 내가 해놓은 게 있지 않냐”며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그렇다고 우승 욕심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만들고 싶다”라면서 ‘골프여왕’의 자존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LPGA서 초창기를 함께 보낸 김미현이 득남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축하할 일”이라며 “좋아하는 남자하고 결혼하는 용기를 가진 미현 언니가 부럽다”고 말했다. 또 최근 새 퍼팅코치로부터 레슨을 받고 있는데 “너무 심각하게 치지 말고, 즐기면서 골프를 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나비스코 대회에 대한 작전도 다 짜놓은 듯 했다. “코스 페어웨이가 좁아 거리가 많이 나가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모든 게 조화된 선수가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면서 “욕심내지 않고 치다보면 주말에 좋은 소식이 있을 지도 모르잖아요”라며 밝게 웃었다. 란초 미라지=원용석 기자

201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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